어떠냐 동네에서 동네 남자랑 연애하는 기분이? 꼭 서울 것들 같다? 어? 한갓지게 동네에서 연애질이나 하고 맨날 힘들게 버스 타고 전철 타고 서울 올라 올라 가야 남자가 있는 줄 알았지 세상에, 이런 들판에서, 어?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네 경제적이고 좋다, 어? 집에서 밥도 먹고
난 그 말을 이해 못 해 심장 뛰게 좋다는 말 그 정도로 좋았던 적이 없었다는 말이 아니고 뭐, 그렇게 좋았던 적도 없지만 내가 심장이 막 뛸 땐 다 안 좋을 때던데 당황했을 때 화났을 때 100m 달리기 하기 전 다 안 좋을 때야 한 번도 좋아서 심장이 뛴 적이 없어 정말 좋다 싶을 땐 반대로 심장이 느리게 가는 것 같던데 뭔가 풀려난 거 같고 처음으로 심장이 긴장을 안 한다는 느낌? 내가 이상한가 보지
염미정 쟤가 정답이야 좋을 땐 그냥 좋아 근데 심장이 뛸 땐 잘하면 가질 수 있겠다 싶을 때 뭐, 폭풍 치는 기대 심리, 이런 거 내 건 그냥 내 건가 보다 해 너 월급 들어오는데 심장 뛰는 거 봤어? 내 건데 왜 뛰어? 내 게 아닌데, 아닌 걸 알겠는데 잘하면 가질 수 있겠다 싶을 때 그때 뛰는 거야, 심장이 너 봐라, 남녀 관계도 똑같다 결혼한 사람들 중에 뭐, 첫눈에 제짝인지 알아봤다 이런 사람들 있잖아 얘기 들어보면 그냥 보자마자 '음, 너구나' 이런대 막 심장이 막 뛰는 게 아니고 그냥 '음, 너구나' 그냥 내 건 거야 인연은 자연스러워 갈망할 게 없어 내 건데 왜 갈망해? 너 부자들이 명품 갈망하는 거 봤어? 그냥 사지 내가 뭔가 죽어라 갈망할 땐 저 깊은 곳에서 이미 영혼이 알고 있는 거야 내 게 아니란 걸
내가 숨 쉬는 거 다음으로 많이 하는 게 시계를 보는 거더라고 툭하면 시계를 봐, 계속 '벌써 이렇게 됐나?' '벌써?' 그러면서 종일 봐 하루 24시간 출근하고 퇴근하고 먹고 자고 똑같은데 시계는 왜 계속 볼까? 뭔가 하루를 잘 살아내야 한다는 강박은 있는데 제대로 한 건 없고 계속 시계만 보면서 계속 쫓기는 거야
걔 어렸을 때 퇴근하고 집에 걸어간 적이 없었어요 뛰어갔어요 빨리 보고 싶어서 내가 뛰어 들어가면 쪼그만 게 꺅 소리 지르면서 제자리에서 뱅뱅 돌았어요 그땐 우리 둘 다 참 짱짱했는데 하늘을 뚫고 나갈 것 같았는데 엄마,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저한테 약하다는 느낌이 생긴 것 같아요 내가 이 느낌에서 해방돼야 내 딸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새끼 이름 뭐냐? 그냥 이름하고 연락처만 주면 돼 내가 안 해 딴 사람이 할 거야 아직도 좋아하냐?
そいつの名前は? 名前と連絡先を言え 他のヤツにやらせる 今も好きなのか?
- 구씨가 염미정에게
돈 문제 얽히면서 나 보자마자 골치 아픈 얼굴 하는 거 견뎠어 짜증스러워하는 얼굴 보면 다 내가 잘못한 것 같고 그냥 이런 일로 엮인 거 자체가 다 내 잘못 같고 어쩔 수 없이 난 이래 문제 있는 남편이랑 사는 거 이해 안 된다고 도와준답시고 억지로 뜯어내는 사람들이 난 더 이해 안 가 제발 그냥 두라고 내가 아무리 바보 멍청이 같아도 그냥 두라고 도와 달라고 하면 그때 도와 달라고 사람하고 끝장 보는 거 못 하는 사람은 못 한다고 얼굴 붉히는 것도 힘든 사람한테 왜 죽기로 덤비래?
(나한텐 잘만 붉히네) 넌 날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뭔 짓을 못 해? 그러니까 넌 이런 등신 같은 날 추앙해서 자뻑에 빠질 정도로 자신감 만땅 충전돼서 그놈한테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야무지게 할 말 다 할 수 있게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 놓으라고 누가 알까 조마조마하지 않고 다 까발려져도 눈치 안 보고 살 수 있게 날 추앙하라고
어떡해? 감정이 이렇게 자기 혼자 막… 그냥 혼자 막 가 아무 일도 없는데 혼자 막 야, 이게 말이 되냐? 이건 내가 하는 일이 아닌 것 같아 이거 어딘가 고장난 거야 괜찮아 내가 금사빠기도 하지만 금증빠기도 하잖아 아침에 사랑했다가 저녁에 증오해 어느 날 또 이런다? '오 큰일 날 뻔했다' '아무 일 없길 천만다행이다' 언제 좋아했냐 싶게 아무 감정 없어지는 날 온다, 응
잘못했습니다 건방졌습니다 무례했습니다 그 옛날 저한테 고백하셨다가 욕먹으신 님들께 진심으로 참회의 기도를 드립니다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혹시 아직도 그때의 상처가 있으시다면 오늘 밤 말끔히 지워지시길 바라겠습니다 님들이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 같은 걸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부디 다 잊어주실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