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동물들은 다 죽으면 배를 보이고 누울까? 꼭 사람처럼 이런 동네에선 아침마다 하나씩 시체를 마주해요 족제비가 먹다가 만 쥐 대가리 물통에 빠져 죽은 다람쥐 옛날엔 제일 많이 보는 게 개구리 시체였는데 지금은 논이 없어서 집 주변으로 다 논이었을 땐 개구리들이 밤이면 길을 건너서 이쪽 논에서 저쪽 논으로 건너가는데 그때 차가 지나가면 두두두둑 터지는 소리가 들려요 조용한 밤에 두두두둑 아침에 나와서 보면 개구리들이 종잇장처럼 바닥에 여기저기 근데 왜 밤에 건너나 몰라 낮에는 발이 뜨거운가?
저 좋아하세요? 근데 왜 저 따라다니세요? 제가 선배 종도 아니고 남자 친구도 아닌데 왜 줄 대신 서 줘요? 오늘 김치찌개 먹은 사람한테 내일도 김치찌개 먹으면 안 되냔 말은 선배를 위해서 줄 서달라는 거잖아요 직장인들 하루 한 끼 맛있는 거 먹는 낙이 그게 전부인데 제가 왜 그 낙을 선배 위해서 포기해야 돼요? 우리가 그런 사이예요? 그럼 선배가 내일 저 위해서 줄 좀 서주세요 저 내일 평양냉면이 먹고 싶을 거 같은데 약산냉면집 줄 좀 서 주실래요?
야, 염창희 너 정아름이가 왜 그렇게 꼴 보기 싫은지 그거는, 그거는 한번 생각을 해 봐야 된다 정아름이가 부자가 아니었으면은 네가 그렇게 미워했을까? 평범한 집안에 평범한 여자였다면 네가 그렇게 미워했을까? 좀 솔직해지라고 너도 정아름처럼 욕심 있을 수 있는데 없는 척하는 걸 수도 있다고 네 욕심 부정하지 말고 마음껏 펼쳐보라고 너 부자 되잖아? 정아름이 안 미워한다 부자 되면 내가 누굴 미워하겠냐? 내가 이미 충만인데 내가 뭐가 필요해서?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은 것들은 다 기이해 땅에 누워 있는 새 나무에 매달린 사람 밭에 있는 개도 이상하고
あるべき場所じゃないから異様に感じる 道路に横たわる鳥 木にぶら下がった人 畑にいる犬も変よ
- 염미정이 구씨에게
사귄다고 했다며 뭐하러 언제 떠날지도 모르는데 다들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는데
親に言ったのか? いつ いなくなるか分からないのに 言わなくてもいいだろ?
- 구씨가 염미정에게
옛날에 TV에서 봤는데 미국에 유명한 자살 절벽이 있대 근데 거기서 떨어져서 죽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들 인터뷰를 했는데 하나같이 하는 말이 3분의 2 지점까지 떨어지면 죽고 싶게 괴로웠던 그 일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느낀대 몇 초 전까지만 해도 죽지 않고서는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발을 뗐는데 몇 초 만에 그게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느낀대 그럴 것 같았어 그래서 말해 줬어 사는 걸 너무너무 괴로워하는 사람한테 상담은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고 3분의 2 지점까지 떨어지는 거라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상담받아 보라고 했는데 그냥 떨어져 죽었어 (누가?) 같이 살... 같이 살던 여자가
왜 어제랑 기분이 다르지? 자꾸 그 말이 떠올라 부모님 돌아가시고 두 팔이 없어진 것 같았다는 약하다는 느낌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남자 버린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아 아, 내가 까였잖아 근데 왜 내가 버린 것 같을까? 미치겠네 야, 뭐니 이거, 어? 아, 내가 버림받았거든 내가 까였거든
전 이 기분이 너무 좋아요 다 쏟아 내고 기진맥진한 기분 팬티를 더럽히지 않고 살아남은 자의 안도감
最高の気分です 出し切って 全身の力が抜けた感じと 下着を汚さずに 済んだことへの安堵感
- 염창희가 구씨에게
둘 다 안됐어요 나도 내가 너무너무 싫어하는 여자도 승진이 안 돼서 또 1년을 봐야 돼요 끼리끼리는 과학이라는데 왜 여기서 벗어나질 못하는 걸까? 사방이 꽉 막힌 것 같았는데 그래도 시원하게 쏟아내고 나니까 좀 뚫린 것 같아요 비록 승진에선 미끄러졌지만 팬티를 더럽히지 않고 오늘도 무사히 살아남았습니다 근데 이렇게 작게 얘기하니까 우리 참 다정한 사이 같아요 끼리끼리는 과학인데 우린 뭘 하기로 예정된 사이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