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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beration Notes

#EP 09. 언제 추앙했는데?

왜 동물들은 다 죽으면 배를 보이고 누울까?
꼭 사람처럼
이런 동네에선 아침마다 하나씩 시체를 마주해요
족제비가 먹다가 만 쥐 대가리
물통에 빠져 죽은 다람쥐
옛날엔 제일 많이 보는 게 개구리 시체였는데
지금은 논이 없어서
집 주변으로 다 논이었을 땐
개구리들이 밤이면 길을 건너서
이쪽 논에서 저쪽 논으로 건너가는데
그때 차가 지나가면
두두두둑 터지는 소리가 들려요
조용한 밤에 두두두둑
아침에 나와서 보면
개구리들이 종잇장처럼 바닥에 여기저기
근데 왜 밤에 건너나 몰라
낮에는 발이 뜨거운가?

なんで動物は 仰向けで死ぬのかな
人間みたいに
ここでは毎朝 必ず何かの死骸を見る
イタチが 食べ残したネズミの頭や
水おけで溺れたリス
昔はカエルも多かったけど今は田んぼがなくて…
周りが田んぼだった頃は 夜になるとカエルが出てきて
こっちの田んぼからそっちの田んぼへ道を渡るの
車が通ると
パンパンと破裂する音がした
静かな夜にパンパンと
朝 起きて見ると
カエルが紙切れのように 道に張り付いてる
なんで夜に渡るのかな
昼間は道が熱いから?

- 염미정이 구씨에게

예전엔 시키는 말 외에는
잘 안 했던 것 같아요
'누가 내 얘기를 듣고 싶어 할까?'
근데 이젠
머릿속에 떠오른 얘기를 그냥 해요
그냥 나와요
그러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감정이 올라와요
갑자기
내가 사랑스러워요

以前は何か聞かれるまで黙ってました
誰も私の話に
興味はないと思ってたので…
今は頭に浮かんだことを
そのまま話せるようになりました
初めての感情が
湧き上がることもあります
自分を
愛らしく思える瞬間も

- 행복지원센터에서 염미정의 독백

사실 저 엄청 쫄았었거든요
'이 여자가 미쳤나'
'얻다가 함부로 들이대나'
개무시당할까봐 엄청 쫄았었는데
하, 어쩜 문장이 이렇게 은혜로울까?
저 까이고 이렇게 은혜로워 보긴 또 처음이에요
읽고 또 읽고 저 이거 외우잖아요

実は心配してました
“誰に告白してるんだ”と
毛嫌いされないか
こんなメッセージを送ってくれるなんて…
振られた相手に感謝したのは初めてです
何度も読んで覚えました

- 염기정이 박진우에게

저 좋아하세요?
근데 왜 저 따라다니세요?
제가 선배 종도 아니고 남자 친구도 아닌데
왜 줄 대신 서 줘요?
오늘 김치찌개 먹은 사람한테
내일도 김치찌개 먹으면 안 되냔 말은
선배를 위해서 줄 서달라는 거잖아요
직장인들 하루 한 끼
맛있는 거 먹는 낙이 그게 전부인데
제가 왜 그 낙을 선배 위해서 포기해야 돼요?
우리가 그런 사이예요?
그럼 선배가 내일 저 위해서 줄 좀 서주세요
저 내일 평양냉면이 먹고 싶을 거 같은데
약산냉면집 줄 좀 서 주실래요?

俺に好意が?
付きまとう理由は?
彼氏でもないのに代わりに並べと?
“明日もキムチチゲを 食べたら?”と言うのは
“並べ”ということです
昼メシだけが 唯一の楽しみなのに
先輩のために諦めろと?
いつそんな仲に?
俺のために並んでください
明日は冷麺を食べるので
ヤクサン冷麺店に 並んでください

- 염창희가 선배에게

야, 염창희
너 정아름이가 왜 그렇게 꼴 보기 싫은지
그거는, 그거는 한번 생각을 해 봐야 된다
정아름이가 부자가 아니었으면은
네가 그렇게 미워했을까?
평범한 집안에 평범한 여자였다면
네가 그렇게 미워했을까?
좀 솔직해지라고
너도 정아름처럼 욕심 있을 수 있는데
없는 척하는 걸 수도 있다고
네 욕심 부정하지 말고
마음껏 펼쳐보라고
너 부자 되잖아?
정아름이 안 미워한다
부자 되면
내가 누굴 미워하겠냐?
내가 이미 충만인데 내가 뭐가 필요해서?

おい  ヨム・チャンヒ
お前がチョン・アルムを そこまで嫌う理由を
よく考えてみたほうがいいぞ
チョン・アルムが金持ちじゃなければ
そこまで嫌ったかな
平凡な親を持つ平凡な女だったら
敵視したか?
正直になれよ
お前にだって欲望はあるのに
隠すなって言ってるんだ
自分の欲望から目をそらすな
思う存分満たせってこと
金持ちになれば
嫌いじゃなくなる
金持ちになれば
誰に対しても大らかになれる

- 회사 친구가 염창희에게

뭐든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건 기이한 것 같아
그냥 네일일 뿐인데
왜 여자의 시체를 보는 것 같을까?

なんでかな
地面に落ちてる物は異様に感じる
ただのネイルチップなのに
女の死体見えない?

- 염미정이 회사 동료에게

난 왜 백화점에서 무리 지어 쇼핑하는 내 또래 여자들이
그렇게 꼴 보기 싫을까?
그 여자들 앞에서
그 여자들이 못 사는 아주 비싼 걸 사서
기를 팍 죽이고 싶어
제일 섹시하고 제일 멋진 옷도
제일 잘 소화하는 몸매이고 싶어

グループで百貨店に来る 同年代の女を見ると
なぜか不快になる
そいつらが 絶対に買えないような
高価な物を買って 仕返ししたい
セクシーな服が 誰よりも似合う体になりたい

- 기정의 친구 원희가 기정에게
나는 그 무리 지어 다니는 여자들보다
4인 가족이 더 꼴 보기 싫어
아유, 그 철옹성
(우리도 가족에서 나왔는데?)
야, 우린 식구들끼리 절대 안 돌아 다니지
미쳤냐?
집구석에서 보는 것도 징그러운데...
우리가 꾸리는 집구석도
우리가 나온 집구석이랑 똑같을까?

私は女のグループより4人家族が気に入らない
絶対にかなわないでしょ
(私たちにも家族はいる)
家でも会いたくない人たちと
わざわざ 一緒に出歩く?
私たちが築く家族も
今の家族と同じかな

- 염기정이 친구에게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은 것들은 다 기이해
땅에 누워 있는 새
나무에 매달린 사람
밭에 있는 개도 이상하고

あるべき場所じゃないから異様に感じる
道路に横たわる鳥
木にぶら下がった人
畑にいる犬も変よ

- 염미정이 구씨에게

사귄다고 했다며
뭐하러
언제 떠날지도 모르는데
다들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는데

親に言ったのか?
いつ いなくなるか分からないのに
言わなくてもいいだろ?

- 구씨가 염미정에게

옛날에
TV에서 봤는데
미국에 유명한 자살 절벽이 있대
근데 거기서 떨어져서 죽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들 인터뷰를 했는데
하나같이 하는 말이
3분의 2 지점까지 떨어지면
죽고 싶게 괴로웠던 그 일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느낀대
몇 초 전까지만 해도
죽지 않고서는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발을 뗐는데
몇 초 만에 그게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느낀대
그럴 것 같았어
그래서 말해 줬어
사는 걸 너무너무 괴로워하는 사람한테
상담은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고
3분의 2 지점까지 떨어지는 거라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상담받아 보라고 했는데
그냥
떨어져 죽었어
(누가?)
같이 살...
같이 살던 여자가

昔の話だ
テレビで見たんだが
アメリカに自殺で有名な崖があるそうだ
飛び降りても死ななかった人に話を聞くと
口をそろえて言った
“3分の2の地点まで落ちると”
“死ぬほどつらかったことが
どうでもよ くなる”と
数秒前までは
死ぬしかないと思い詰めて飛び降りた
だが たった数秒で
どうでもよくなるそうだ
理解できた
だから言ったんだ
生きることに嫌気が差してる人に
“セラピーを受けろ”
“崖から落ちなくても”
“3分の2の地点まで 落ちるのと同じだ”
“だから”
“セラピーを受けてみろ”と
なのに そいつは
崖から落ちて死んだ
(誰が?)
一緒に住んでた…
一緒に住んでた女が

- 구씨가 염미정에게

그만하라면 그만하고
추앙
취소해도 돼
(언제 추앙했는데?)

やめてもいいぞ
あがめるのを
やめてやろうか
(いつ あがめた?)

- 자신의 이야기를 끝낸 구씨가 염미정에게

왜 어제랑 기분이 다르지?
자꾸 그 말이 떠올라
부모님 돌아가시고 두 팔이 없어진 것 같았다는
약하다는 느낌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남자 버린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아
아, 내가 까였잖아
근데 왜 내가 버린 것 같을까? 미치겠네
야, 뭐니 이거, 어?
아, 내가 버림받았거든
내가 까였거든

昨日とは気分が違う
頭から離れないの
“親を亡くして両腕を失った”という言葉が
弱さから解放されたい人を 見捨てたようで
胸が痛い
振られたのは私よ
私が見捨てたような気がしてモヤモヤする
どうしてかな
間違いなく振られたのに

- 염기정이 친구에게

'달아나자, 달아나자'
그런 심정으로
서둘러 전철을 탔습니다
내가 불쌍해야 되는데
왜 당신이 불쌍할까요?
조태훈 씨, 뻔뻔해지세요
내 마음 편하게 제발 뻔뻔해지세요
염기정, 너 까인 여자야
주체를 상실하지 마
지금 누가 누굴 불쌍해해, 지금?

ここから早く逃げないと
そういう気持ちで
急いで電車に乗りました
哀れなのは私なのに
あなたが 哀れに思えます
テフンさん 厚かましくなって
私が胸を痛めなくて 済むように
ギジョン あんたは振られたの
哀れなのは あんたよ!

- 염기정의 독백

전 이 기분이 너무 좋아요
다 쏟아 내고 기진맥진한 기분
팬티를 더럽히지 않고 살아남은 자의 안도감

最高の気分です
出し切って 全身の力が抜けた感じと
下着を汚さずに 済んだことへの安堵感

- 염창희가 구씨에게

둘 다 안됐어요
나도 내가 너무너무 싫어하는 여자도
승진이 안 돼서 또 1년을 봐야 돼요
끼리끼리는 과학이라는데
왜 여기서 벗어나질 못하는 걸까?
사방이 꽉 막힌 것 같았는데
그래도 시원하게 쏟아내고 나니까
좀 뚫린 것 같아요
비록 승진에선 미끄러졌지만
팬티를 더럽히지 않고
오늘도 무사히 살아남았습니다
근데
이렇게 작게 얘기하니까
우리 참 다정한 사이 같아요
끼리끼리는 과학인데
우린 뭘 하기로 예정된 사이일까요?

2人ともダメでした
俺も 俺が大嫌いな女も
昇進はお預けで また1年間 隣の席です
類は友を呼ぶのか
どうしても ここから抜け出せない
八方塞がりだったのに
ここで出し切ったら
少しは すっきりしました
昇進の夢は破れたけど
下着を汚すことなく 今日も無事に生きられた
なぜか
こうして話してると
親しい間柄になったみたいですね
“類は友を呼ぶ”
この先 俺たちは
どんな関係になるでしょうか

- 염창희가 구씨에게

내리라고!

降りてよ

- 구씨의 회상 속 염미정의 목소리